색혼식(色婚式) - 단편

색혼식(色婚式) - 단편

시베리아 0 363

‘신년 초에 뭘 하지?’




나의 질문에 아내가 여기 와 보라며, 컴퓨터의 화면을 가리켰다.




‘이거 정말 웃긴다…’




아내가 가리킨 것은 가십거리도 아니고, 누구의 르뽀도 아닌, 어떤 이의 경험담 인 것 처럼 보였으며, 살면서 금혼식이네, 은혼식이네 하는 것은 들어 봤어도 색혼식이란 것은 처음 들어 봤기 때문이었다.




‘색혼식이 뭐래?’




나는 제목만을 보고서 내용을 설명해 달라고 하면서 담배를 피워 물었다.




‘당신이랑 나 처럼 결혼 10년 차에 접어드는 부부들끼리 요즈음 유행하는 건데, 여기 나와 있는 내용 보니까 정말 가관이네. 정말이지 있는 건지, 아님 만들어 낸 건지….’




아내의 설명에 의하면, 색혼식은 결혼 10년 째 되는 해의 첫날, 부부가 그 동안의 결혼생활 동안에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성적인 희망목록을 열 개씩, 서로 보여주지 않은 채, 작성 한 후, 서로가 그것을 공개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하였다. 서로에게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가슴에 품고 있었던 욕구의 리스트를 작성한 후에 바꾸어 보는데, 여기서 5개 이상, 공통적인 리스트가 발견되면 그 중에서 가장 유사하면서도 동일한 세 가지의 합일점을 반드시 그 해가 가기 전에 실행하는 것이 색혼식의 조건 이라고 했다. 그것도 예식이라고 두 사람은 그 요구 사항을 한번에 모아서 해도 되고, 나누어 해도 되지만, 희망목록을 교환하고 동일한 항목이 5개가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실행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다음 10년 이내에 반드시 갈라서게 되거나, 문제가 발생한다는 선례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도 적혀 있었다.




‘열 개가 모두 일치하면 어쩌지?’




‘그걸 말이라고? 그것에 대한 얘기도 나와 있는데, 열 개가 모두 일치할 경우엔, 반드시 한 해에 한가지씩 실천에 옮겨야지, 만일 그것을 한꺼번에 실행하는 경우에도 문제는 발생하게 되어있다나 봐.’




‘무슨 문제? 서로의 욕구가 한 곳을 보고 있다는 결론 인데 그걸 문제라고 할 수 있남?’




‘그 이유는… 만일 그 요구사항을 한번에 다 이루었을 때에는 서로에게 시들해 지거나, 서로에게 그 이상의 것을 또다시 요구하게 되어서, 그것도 결혼 생활이 깨질 수 있다는 타부가 있대.’




‘그럼 색혼식을 하는 이유가 뭐야?’




‘색혼식을 통해서 일상성과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10년차 부부들에게, 삶의 활력을 안겨주고, 나아가서는 보다 적극적인 성생활을 하게 해서, 서로의 권태기를 극복 하는 데에 목적이 있대. 그런데, 반드시 결혼식 처럼 날을 정하고, 그 날을 위해서 준비도 해야 한대요. 그 다른 목적은 결혼 20년, 30년이 되었을 때에도, 일반적인 기념일 행사다, 은혼식이네, 금혼식이네 하는 것들을 지양하고, 부부간의 은밀한 예식을 통해, 다음 10년도 안정궤도 하에서, 결혼과 부부생활을 유지하고 싶다는 욕망의 표현 이라나봐.’




‘그렇다면, 일치 사항이 없는 경우는, 또는 5개 이하일 경우는 어쩐대?’




‘그것도 여기 마지막에 나와 있는데 일치 사항이 없는 경우는 다음 해로 색혼식을 연기하면 된대요. 그러나, 서로의 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이번 해에 알았기 때문에, 다음 해의 첫날, 이 색혼식을 위한 리스트 작성을 다시 해보면, 반드시 7개 이상의 일치를 나타낸다나 봐. 부부라고 해도, 말 못하는 요구사항의 내용을 봤으니, 1년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질 않겠어?’




‘우리도 해보자. 오늘이 새해 첫 날 이니까 좀 좋아? 빨리 설거지 하고, 우리도 리스트 작성이나 하자. 난 20가지도 넘을 것 같은데 뭘 추려내지?’




‘어련 하겠수? 못 말린다니깐…’




나와 아내는 따로 앉아서 무슨 시험 보는 사람 들처럼 A4지에 서로의 욕구에 대해서 열 가지를 추려서 적어가기 시작했다. 리스트의 작성은, 이제까지의 불만사항이 아니고, 현재까지의 생활에다가, 플러스 알파를 적어야 하고, 그 내용에 관해서는 비토나 태클을 걸지 않는 것이 전제라고 했다.




‘이 내용 가지고 싸우기 없기야? 알았쥐? 이제까지 나랑 살면서, 요따우 생각을 품고 살았어? 등등의 인신공격 없기야? 그저 순수한 욕구의 표현 이라뀨!’




아내는 알았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수준의 제한도 없거니와, 부부간의 섹스에 대한 문제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나니, 열 가지라도 금방 쓸 수 있을 것 같던, 예문은 그리 쉽사리 적혀지질 않았다. 서로가 컨닝도 없이, 끙끙 대가며, 예문을 작성하면서도, 짐짓 이런 나의 속마음이 글로 적혀진다면,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하는 것도 의문시 되기는 했다. 아내는 얼굴이 벌게 졌다가, 푸르러 졌다가 말이 아니었다. 의자에 앉았다가, 바닥에 엎드렸다가, 자세를 이리 저리 바꾸면서, 예문을 작성하는 걸 보면, 정말 심사숙고 하는 것이 틀림 없었다.




‘자, 타임 아웃, 다 썼쥐? 이제 교환해서 읽어보는 거야.’




‘잠깐, 잠깐….나 마지막 것 쫌 고치고…..’




‘허어, 이 사람이요? 당신이 그랬잖아? 이 리스트는 써 놓은 것을 고치기 없기로….마음 속에 있다가 밖으로 나왔을 경우에, 황당해하면서 지웠다가는, 올바른 심경 표현이 안 된다고 자기가 그래 놓고선?’




나는 아내의 리스트를 빼앗듯이 나꿔 채고는 나의 리스트를 아내에게 건넸다. 서로가 상대편의 욕구 10가지를 큰소리로 읽는 것으로서, 리스트 교환을 마무리 한다는 약속대로, 아내가 먼저 읽기로 했다. 아내는 나의 요구사항을 읽기 전에 두 눈이 커다랗게 떠지는 것을 내가 놓칠 리 없었다.




‘자, 내가 먼저 읽는다, 당신의 요구 사항은…..그러니까…..첫째가…..’




‘왜 읽질 않아? 내 글씨가 그렇게 묵사발첸가?’




‘아니, 그게 아니고, 내가 정확히 이해했는지, 의심이 가서….읽을께.




첫째, 아내가 야한 섹스 웨어를 입고, 섹스를 하면 좋겠다….




둘째, 아내가 딜도를 가지고, 자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셋째, 아내와 같이 바라보면서, 자위를 해보고 싶다….




넷째, 아내의 나체를, 디카로 찍고 싶다.




다섯째, 아내와 섹스 하는 것을, 동영상으로 남기고 싶다.




여섯째, 아내의 항문에 삽입하고, 사정하고 싶다.




일곱째, 아내가 다른 남자와, 섹스 하는 것을 보고 싶다.




여덟째, 아내가 나, 다른 남자와 함께 삼섬을 하는 것을 영상으로 남기고 싶다.




아홉째, 우리 같은 부부를 만나, 같이 섹스하고 싶다.




열번째, 아내와 공개적인 장소에서 섹스하고 싶다.(극장, 공중화장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휴’




아내가 한숨을 길게 내쉰다. 평소 입버릇처럼 되뇌던 나의 욕구 중에서 일부분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 많았고, 그것을 리스트로 작성하면서, 그것을 활자화 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지만, 나는 과감히 적어 버렸다. 아내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자, 이제 당신 꺼 읽는다…..허걱….’




나는 아내의 리스트를 읽어 가려다가, 입안의 숨이 막히는 것을 어쩌지 못했다. 아내의 요구는 나의 것에 비해, 그 디테일이 대단했고, 하나하나 마다, 나의 단편적인 욕구의 카테고리를 훌쩍 뛰어넘는, 놀라운 함축성이 있었다.




‘첫째. 섹스라는 면에 있어서 불륜의 한계를 없앨 것… 이를테면, 다른 남자와 자더라도, 그것이 서로간의 결혼 생활에 방해가 안 된다면, 불륜의 범주에 들지 않음에 동의 할 것….와…. 죽인다!




둘째, 서로간의 요구에 의한 것을, 이런 글로 나타내지 말 것?.....




헌데, 글로 안 나타내면 어떻게 알 수 있다지?’




‘기왕지사 이렇게 까발리기로 했으면, 앞으로 어떤 것은 가슴에 품고, 어떤 것은 내놓고 하지 말고, 허심탄회하게 쏟아놓자는 얘기지 뭐. 첫 번째 항목의 한계가 사라지면, 자연히 두번째 문항은, 말로 해도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거지 뭐.’




‘이 여자가 보자 보자 하니깐 두루…..’




‘당신두? 서로의 요구 사항에 대해서, 가타부타 태클 없기로 하구선!’




‘아참, 그랬지? 미안, 미안….그럼 계속 읽을께.




셋째, 서로간에 비밀이 없을 것.




넷째, 결혼 생활에 방해된다는 판단이 들 때는, 어느 누구의 태클이라도 존중하고 받아 들일 것….




다섯째, 부부간의 섹스 이외의 진행은, 절대 집에서 하지 말 것. 단, 상호간에 합의가 되었을 경우에만, 집으로 불러들일 수 있음을 명심할 것.




여섯째, 섹스와 임신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에 동의하며, 서로가 절대로 섹스 이외에 다른 사람과의 임신은 불가함에 동의 할 것….




일곱째, 욕구의 해소라는 과정에 대해서는 외부 발설을 절대 금할 것.




여덟째, 서로의 섹스 욕구가 부부간의 금실을 깬다고 판단된다면, 언제든지 중단시킬 수 있음에 동의 할 것.




아홉째, 질투, 소유욕, 병적인 쾌락의 집착을 배제하며, 일정한 선에 대해서는,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 줄 것.




열 번째, 이상의 조건들로 인해 서로를 헐뜯는 일이 없을 것. 이상입니다. 좋아요!’




그러나, 열 가지의 리스트를 비교해 보면, 내용상으로는 수긍이 가도, 문장이나 단어상으로 같은 것은 없다고 봐야 했다. 한 동안 서로의 리스트를 바라보면서, 어떻게 이렇게나 다른 각도와 시선 속에 살았는지 의문스럽기까지 했다.




‘자기야, 같은 부분이 있는 것 같아?’




‘글쎄, 당신은?’




나는 문장상의 공통점을 얘기하고 있었고, 아내는 함축적인 의미에 비중을 두고 있었다.




‘당신 의견은 어때?’




내가 물었지만, 아내는 대답을 금방 하질 못했다.




‘당신의 욕구는 그 대상이 나의 섹스 양태에 대한 것들이 대부분이고, 좀 소규모적 이랄까? 또 한가지, 지적하자면, 불륜의 관점으로 볼 때, 나의 자유의지를 방임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 되는데? 내가 그렇게 믿을 수 없는 존재였어?’




‘내가 남편으로서 마누라를 못 믿으면 워쩌냐? 단지, 나는 섹스의 활성화를 위한 시각을 당신과 나로만 좁혔을 따름 이라구. 그리고, 색혼식 이란 것이 너무 거창하거나, 철학적이면 현실감이 없잖아?’




나는 아내에게 나의 단순 무식한 요구사항의 수준 낮음을 나타내지 않으려고, 얼버무리는 것을 알아 챌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나의 리스트를 현실감 있는 주제로 압축 시켰노라고 떠벌렸다.




‘그럼 당신이 보기에 내 껀 어떤 것 같아?’




아내가 나에게 자신의 요구 사항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글쎄, 뭐랄까? 그 요구조건을 다 수락한다면, 나의 요구 조건은 세발의 피도 되지 않는다, 뭐 이런 게 되지 않을까? 그런데, 나의 의문은 그게 아니야. 이렇게 내용이 문장에서 같질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 거지? 나가린가?’




‘당신두? 이게 무슨 고스톱 이유? 나가리게!’




‘그냥 덮을까? 어차피 일치되는 부분도 없는데… 장난 한번 잘 했다 셈, 치지 뭐.’




‘그랬다가 다음 10년 사이에, 무슨 일이라도 있음 어쩌게? 이것도 분신사바나 행운의 편지 같은 경우가 있다잖아?’




‘그런가? 그럼, 우리끼리 한번, 판단해 보자구. 우리는 문장으로 보질 말구, 문맥으로 동일한 걸 찾아 보자구.’




나와 아내는 머리를 맞대고, 두 종이를 번갈아 가면서, 공통점을 찾으려고 시도했다. 아내는 나의 요구조건은, 너무 개개의 항목이 세부적이고, 단답형인데 반해, 자신의 문장은 포괄적이라서, 자기가 요구하는 문장을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따라, 나의 요구조건이 동시에 함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신이 말한 대로라면, 당신의 첫 번째 요구 사항인, 불륜의 한계를 없앤다 에 내가 동의하면, 내가 내세운 조건 중에서 일곱째, 여덟째, 아홉째가 동시에 결정된다고 보여지네. 다른 사람과의 섹스, 삼섬, 스와핑 등이 모두 받아들여지게 돼. 두 번째 항목인, 글로 나타내지 말자를 수용한다 가정하면, 첫 번째부터 일곱 번째까지의 요구 사항을 전부 말로 하면 된다는 거지? 그러나, 당신의 독소 조항인 외부의 발설금지를 존중한다면, 외부와의 교접이 이루어지는 행위는, 자연히 항목에서 배제되는 들쑥 날쑥의 꼴이 되거든! 어떻게 할래? 내가 보기에, 당신이 내세운 조항을 두 가지만 승인해도 내 조항은 거의 과반수가 받아들여지게 된다구!’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럴 수가! 색혼식을 통해서 평소에 꿈꾸어 오던 것들을 단번에 이룰 수도 있는, 절호의 찬스가 스멀스멀 기어오고 있었다.




‘글쎄. 색혼식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뭘까? 부부간에는 엄연히 지켜져야 할 선 이란 게 있는데, 그게 도덕률이란 거 아니겠어? 색혼식은 그걸 무너뜨리는 기폭제이자, 시발점 이고, 그로 인해 부부간에 섹스의 자유로움을 인정해 주자는 계기가 된다는 거지?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서로간의 매너리즘에서 탈출하고, 권태기를 이겨보자는 의미일 테고….여보야, 그럼, 우리 이렇게 하자. 서로가 이번 10주년을 맞이하여 치루어야 할, 색혼식을 위한 세레모니에 대한, 세가지만, 다시 리스트를 만드는 건 어때?’




나는 아무래도 좋았다. 아까보다 디테일을 더 주면 되었고, 아내도 아까와 다르게 결혼예식의 차림표 처럼, 나와 보조를 맞추어 리스트를 작성하기로 했다.




‘자 내가 읽을께,


우리의 색혼식은 1이라는 숫자가 세번 겹치는 경사스런 날, 1월 11일로 한다.


그리고, 그 날은, 아이들도 모두 친정에 맡기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색혼식의 나날을 보내기 위해 일체의 연락을 끊고, 식에 임한다.


색혼식의 주례는 생략한다.


색혼식의 전날과 아침, 점심까지는 섹스를 금한다.


색혼식 당일, 쇼핑은 없는 것으로 한다.


그 날을 위해 두 사람만의 특별한 예복은 임의로 하되, 섹스시의 복장은 자유로 한다.


세레모니는 세가지를 하게 되는데, 그 동안 상호간 서배한 남성, 또는 가능하다면 부부를 참석시켜, 당신과 섹스를 하고, 그 사람을 통해, 나의 희망사항들을 같이 이루어 나가는 것으로 결정한다. 피임은 기본이며, 그 인물과는, 묻지마 섹스를 전제로 하고, 비밀 유지를 위해 집이 아닌, 제 3의 장소에서 세레모니를 거행한다.


마지막으로, 색혼식이 끝나면, 서로의 요구조건은 비밀에 부쳐지고, 다음 10년이 다가올 때까지 세레모니에 대한 태클은, 없는 것으로 한다.


단, 서로의 요구조건은, 상호 합의하에 결정되는 것으로 인정하였기에, 다음 10년이 돌아올 때까지, 지금부터 언제라도 색혼식에 버금가는 행위는 인정하며, 불륜으로 치부하지 않을 것임을 맹세한다….. 어때?’




아내와 나는 그 문건에 너무나 만족해서 방안에서 몇 번을 돌려보고, 또 읽고 읽으면서, 색혼식의 몽상에 서서히 빠져들어 갔다. 우리 두 사람은, 새해 벽두부터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신랑 신부처럼 들뜨기 시작했다. 아내는 끊임없이 목욕과 요가, 전신 마사지 등으로 몸 가꾸기에 열을 올렸고, 나는 나대로 바쁘게, 그 날의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전동 딜도며, 아내에게 입힐, 섹스 언더웨어의 구입, 비아그라 등을, 준비하느라 시간을 소모했다. 그 사이에, 나와 아내는 이멜을 통해 우리의 색혼식에 참석할, 남자들에 대한 상세정보를 받았고, 매일 밤, 아내와 나는 모니터를 켜 놓고 섹스를 하면서도 대상 남성의 용모, 직업, 좇대가리의 크기, 매너, 이멜 내용의 성실성, 진위 여부에 대한, 극진한 토론을 했음은 물론이다. 맨 처음에는 우리의 색혼식과 보조를 같이 할 수 있는, 다른 부부들을 포섭해서, 스와핑 으로 색혼식의 세레모니로 하려고 했지만, 남들의 눈도 있고, 비밀보장이 어려울 것 같아, 그냥 삼섬 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아내도 이번 색혼식을 두고, 10년 후에 다시 있을 색혼식은 되어야 스와핑 선택이 물망에 오를 수 있을 거라며, 나의 결정에 찬성표를 던졌다. 색혼식의 세레모니에 초대 될 남자는 최종적으로 세 명이 물망에 올랐지만, 나는 누가 결정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흥분의 도를 더하기 위해 아내가 제안한 방법은 자신이 접촉해서, 당일, 나에게 깜짝쑈 처럼 보여 주겠다는 것인데, 그것도 그런 대로의 묘미가 있어 보였다. 10일 저녁에는 최종적인 점검을 하느라, 계획처럼 섹스를 할 겨를 조차 없었다. 그 날을 하루 온전히 까 잡수려면, 그 다음 날도 쉬어야 하기에, 나와 아내는 이틀에 걸쳐서 월차를 냈고, 그 날 저녁에는, 서로의 준비 사항을 점검하느라 분주 하기만 했다. 자리에 누워서 나와 아내는 천장을 보면서 말을 이어갔다.




‘벌써 내일이네?’




‘그러게…’




‘우리 이러다 벌 받는 거 아닐까?’




‘벌은 무슨 벌? 우리가 뭐 이혼하는 것도 아니고, 서로 미워하자고, 헤어지자고 하는 짓거리도 아닌데, 왠 벌?’




‘아직까지 사람들의 시선은 그렇질 못하잖아? 단지 섹스의 충실도를 높이기 위해 10년의 세월을 마감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간다고 믿어주면 좋으련만, 사람들의 시선이 곱질 않은 건 사실 아냐?’




아내는 걱정이 많았다. 평소, 섹스의 순수를 적극적으로 주장해 왔던, 결혼 생활의 허구가 드러난 시점에서, 자신이 이러한 해방구를, 앞에 두고 머뭇거리는 것에, 일말 이유를 두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난 그렇다. 우리는 탐닉이 아니고, 새로운 도덕률을 세우는 거라고 말이야. 부부 사이에 진정으로 거짓이, 허구가, 감추어진 욕망이 존재하질 않는 그런 관계…. 그럼으로 해서 보다 깊이 있는 주제를, 진지하게 논의 할 수 있는 상황의 연출…그게 부부 사이의 정을 더 깊게 만든다면, 이 색혼식은 의미가 있다고 봐. 다음 번 10년을 기다리면서……’




그럭저럭 잠자리에 들기는 했지만, 나와 아내는 그 밤, 쉽사리 잠이 들지 못했다. 내일이 되면, 10년을 뒤돌아 보는 색혼식이 거행되고, 새로운 선을 한 발 넘게 된다는, 기대감과 두려움, 거기에다가 그 과정을 거친 후에라도, 지금보다 더욱 살가운 부부간의 정이 남아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등등…그 밤은 두 사람에게 조금은 착잡한 심정을 선사하고 있었다.




‘벌써 일어났어?’




아내와 나는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떴다. 우리는 계획한 대로 조그만 가방을 챙겨 들고 집을 나섰다. 비밀의 보장을 위해, 팬션의 예약과 대금 완불도, 이미 다른 사람 이름으로 마쳐 놓았고, 자동차도 집에 두고, 지갑과 신분이 증명될 만한 것들은 모두 집에 두고 가기로 했다. 카드도 사용하질 않을 작정이었고, 단지 현찰만을 소지하고, 팬션 까지도 이미 예약해 놓은 대절 택시가 와서, 우리 두 사람을 저녁이 되기 전에, 시내 모처에서 그곳으로 실어 나를 것이고, 내일 아침 녘에 별도의 연락이 없으면 오후 3시까지, 팬션 으로 다시 우리를 실으러 오기로 되어 있었다. 상대 남이 우리를 잊지 못해 연락을 취한다거나, 추적해도 단시간 내에 알아 볼 수 없도록, 우리는 선택적 조치를 취하기로 작정하고 일을 시작했다. 서로의 가방에는 갈아 입을 옷가지, 섹스에 필요한 것들과 색혼식을 기념하고, 기록으로 남길 디카와 캠들이 들어가 있었고, 내 가방에는 특별히 아내를 기쁘게 해줄, 여러 종류의 딜도와 밤새도록 이어질 섹스에 대비한 약, 콘돔들이 담기워져 있었다. 아침부터 나와 아내는 선보러 가는 신랑, 신부처럼 각자 꾸미고 찍어 바르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집을 나선 후에, 저녁 시간까지 무얼 하지? 라며, 얼굴을 바라보고, 마구 웃음을 터뜨렸다. 궁여지책으로 아내와 나는 우리들을 실으러 오기로 한 장소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극장에서 영화를 한 편 때리고, 그 근처에서 평소 가보고 싶었던, 예전의 연애 장소들을 걸어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 디카의 액정에는 1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고, 나와 아내는 같은 장소였지만, 세월을 얼굴에 담은 부부로서 정지 화면이 되었다. 아무런 제약도 없이, 길거리를 걸으며, 팔짱을 끼고, 10년 전의 추억에 싸여, 나와 아내는, 바로 오늘이 결혼식인 것처럼, 들뜨고 기뻐지기 까지 한다는 느낌을, 서로가 고백하면서, 색혼식을 올리자고 했던 결심이 필요했음을 서로가 인정했다. 시간은 정말 화살 같이 흘러갔고, 나와 아내가 더 이상 갈 곳이 마땅찮을 즈음에, 시간은 팬션으로 이동할 때가 되고 있었다. 나와 아내가 약속된 장소에 도착하자, 벌써 택시는 와 있었고, 택시에 오르자 마자, 아내는 눈을 감고, 내 어깨에 기대어 졸기 시작했다. 아무런 말도 없이, 택시가 길을 가르고, 인적이 드문 팬션의 앞으로 우리 두 사람을 내려주고 나서, 나와 아내는 서로를 마주보며, 웃음을 지어 보이며, 숨이 막힐 것 같은 긴장감을 애써 눌렀다.




‘자기야, 우리의 두 번째 결혼식이자, 첫 번째 색혼식 인데, 나를 안고 들어가는 건 어떨까?’




‘그거 좋지?’




내가 아내를 안은 채로, 팬션의 불 켜진 현관을 열려고 할 때, 불현듯, 문이 열렸다.




‘어? 누구지?’




안에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우리가 인터넷에서 보았던, 그 세 사람의 인물 중에서 우리와 가장 연령대가 적절했던 그 젊은 남자…..팬션의 안에는 온통 촛불들이 붙여져 있었고, 거실의 중앙에는 케익이 놓여 있었으며, 샴페인과 술잔 세 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여보 놀랐지? 나의 깜짝 선물이야. 사랑해!’




아내가 나의 품에 안긴 채로 내려 오지도 않고, 나의 목과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그걸 바라보는 그 젊은 이도 우리를 향해 박수를 쳐 주면서 축하한다는 말을 전했다. 나는 얼결에 시상식장에 끌려 나온 유명 배우처럼, 뻘쭘히 그 남자의 축하 인사를 받았고, 이어서 아내가 내 품에서 내려와, 거실로 가자며, 나와 그 남자를 잡아 끌었다.




‘축하 드립니다. 사모님께서 저를 선택해 주시면서, 부탁을 하셨거든요. 오늘 하루, 팬션에 먼저 와서 이러 이러 한 것들을 먼저 준비해 줄 수 없겠느냐고요. 저도 흔쾌히 응했습니다. 인사가 늦었네요. K라고 합니다. 이니셜로 대신하죠. 사모님께서 부탁하셨습니다. 이게 색혼식의 조건 이라고요.’




나도 이니셜로 대답했고, 아내 또한 그에 따랐다. 그는 나와 아내가 케익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앉으라고 권했다. 이어서 촛불을 점화하고, 그가 품속에서 꺼낸 종이를 펴고,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우리 두 사람은 색혼식을 맞이하여,


서로가 이 혼례를 계기로


더욱 깊이 사랑하고,


거짓이 없으며,


평생토록 서로에게 질력 냄이 없이,


끝없이 샘솟는 섹스의 욕망으로


활활 불타오를 것을


이 자리를 빌어


맹세하는 바입니다.’




그건 내가 하고 싶은 얘기 였다. 아내는 나보다 철두철미 하게 주례가 없다는 조건을, 이런 식으로 만족 시키면서, 혼례다운 분위기를 다소나마 유도하고 있었다. 요식 행위에는 두 사람 모두 알레르기가 있었지만 이번 경우는 좀 달랐다. 그렇게 선포 하는 것으로 말미암아, 더더욱 앞으로 다가올 행위의 기꺼움이 수긍될 수 있었기에…




‘사모님께서 오늘의 세레모니에 대한 계획을 전해 주셨습니다. 1부, 2부,3부로 나뉘어 지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1부는 저와 사모님, 2부는 사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마지막 3부는 세 사람이 모두 한꺼번에 참여하는 휘날레가 되겠습니다. 1부와 2부에서는 쉬고 있는 상대가 사진과 촬영을 맡고, 휘날레 에서는 캠만 사용하기로 하셨구요. 저는 휘날레가 끝나면 이곳을 떠날 것입니다. 우선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무한한 영광으로 알고 있습니다. 말로만 들어왔던 색혼식에 참석하게 되어, 영광스럽기 그지 없구요, 밝히자면, 저도 한 가정의 남편 입니다.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어서, 여러 모로 돌파구를 찾던 중에, 이런 좋은 기회를 알게 되어 응했습니다. 아직 처와 저는 결혼 5 년차 이지만, 10년이 되면 선생님과 사모님 처럼 색혼식을 올려 볼 계획입니다. 이렇게 진보적이면서, 부부간의 정을 굳건히 하기 위해, 새로운 세계로 발을 내 디디시는 두 분을 뵐 때, 절로 박수와 탄성이 쏟아지는 것을 금할 수 없습니다. 존경스럽습니다.’




K는 인사말을 전하면서, 두 눈에 눈물까지 그렁그렁 한 채로 일렁이는 촛불을 앞에 두고 나와 아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나는 술을 들면서, 흥이 가시지 않도록, 한 사람씩 차례로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 섹스를 위한 의상으로 갈아 입으면서, 준비를 하자고 일렀다. 우선 K가 욕실로 들어가자, 아내가 벌써부터 내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여보, 사랑해요. 나, 너무 행복한 거 있지?’




‘그래? 이렇게 하니깐 정말 결혼식을 다시 하는 거 같다. 나도 행복해!’




키스를 해달라는, 아내의 볼이 뜨겁게 달구어져 있었다. 게슴츠레 해지는, 눈빛이 사그라 들면서, 나의 입안으로 치미는 아내의 혀는 달구어진 리벳 처럼 뜨겁기 그지 없었다. 옷이 구겨질 세라, 천천히 아내의 젖을 쓰다듬어 보았다. 브레지어가 터질듯한 그 탱탱함. 아내는 이미 흥분하고 있었다. 나와 아내가 키스에 빠져 있는 동안, 문이 열리면서 K가 거실로 들어섰다. 나와 아내를 위해 두 개 밖에 없는 목욕 가운을 남겨 놓았다고 하면서, 다가오는 그는 어디서 구입했는지, 좇대와 불알만을 겨우 가리는, 남성용 T 팬티를 입고, 건장한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다가왔다. 아내의 눈가에 비치는 경악스런 흡족함…. 나는 그게 오히려 좋아 보였다. 아내가 자리에 일어나, 남은 술을 들이키려고, 목을 뒤로 꺾는 순간, 나는 의자에 앉아 있던, K의 손이 아내의 스커트 뒤로 사라지면서, 아내의 허연 둔부 사이의 골짜기로 슬쩍 감춰지는 것을, 어두운 속에서도 놓치질 않고 있었다. 아내는 마저 술을 들이키고 욕실로 사라지고, 나는 가방에서 디카와 캠, 삼각대를 꺼내, 방안에 장치하려고 들어갔다. 아내는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를 하고 있었고, 도울 일이 없겠냐며, 이미 발기되어 앞부분의 가리개가 벌떡 치솟아 있는, K가 방에 따라 들어왔다. 아니라며, 고개를 젖는데 막무가네다. 자기가 침대에 누워볼 테니, 좋은 각도를 잡을 수 있도록 파인더를 조절하라는 둥, 그의 세심함도 만만치 않았다. 거지반, 작업이 마무리 되고, 나는 침대의 주변에 아내를 기쁘게 해줄, 여러 종류의 딜도와 윤활제, 콘돔, 눈가리개, 필요할지는 모르지만, 노끈도 준비해서 옆에 갖다 놓았다. 아내가 욕실에서 나왔다. 방안의 불을 환하게 켜면서, 등장한 아내의 모습에, 나와 K는 박수를 쳐대며 환호성을 울렸다. 빨간 색으로 다듬은 아내의 속내의는 거의 끈 밖에 없었다. 유방이 그대로 드러나고, 브래지어의 형태밖에 없는, 붉은 노끈의 행진, 불타오르는 것 같은, 무성한 아내의 숲 사이로, 그 붉은 노끈은 사라져 있었고, 뒤돌아 보여주는 아내의 허연 엉덩이는, 가리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두 사람의 섹스를 위해 샤워를 나중에 하겠다고 하고는, 우선 시작하라고 두 사람에게 일렀다.




‘불 끌까?’




‘아니, 여보! 밝은 곳에서 날 끝까지 지켜 봐 줘.’




아내가 도리어 고개를 저었다.




‘이리와!’




K가 이미 반말로 아내에게 명령하고 있었다.




‘네!’




아내가 다소곳 하게 침대 위로 오른다. 캠이 돌아가고, 나는 미친 듯이 셔터를 눌러댔다. 아내가 침대에 기대어 다리를 M자로 벌리고 앉자, K가 옆에 다가와 아내와 길다란 입맞춤을 시작했다. 그의 손끝이 떨리면서 아내의 젖꼭지를 건드리자, 키스를 하던 아내의 가슴이 덜컥거리면서, 헉 하는 숨을 몰아 쉰다. 손끝으로 유두를 건드릴 때마다, 아내의 두 다리는 중심을 잃었고, 그의 머리가 천천히 아내의 귓가를 지나, 귓볼을 물자, 나를 바라보면서 아내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여보, K가 애무하니깐 보지가, 보지가 근질거려!’




‘여보가 어디 있다고 그래? 이 방에? 나 말고 이 방에는 아무도 없는 거야, 알았지?’




K의 설정은 단연 돋보였다. 다른 남자와 섹스를 하면서, 나의 존재가 없는 듯이 강요 하면서도, 눈 앞에 보이는 나의 애타는 눈동자를, 동시에 느껴야 하는 아내의 흥분은, 가히 하늘을 찌를 듯 했다. 흡사, 아내는 내가 훔쳐 보는 사이에, 몰래 섹스를 하는 것 같은 흥분도 느끼고 있었던 것처럼…노끈은 필요했다. 그는 아내의 눈에 눈가리개를 했다. 그게 더욱 큰 흥분을 안겨 준다고 했고….두 손은 손목을 묶어, 침대의 양쪽으로 결박했지만, 몸을 바로 할 수도 있고, 돌아 누울 수 있을만큼, 여유가 있도록 해 주었다. 그리고 K는 양손에 딜도를 들고, 아내의 전신을 슬슬 긁기 시작했다. 나는 준비해 간 얀약통 같은 흥분제를, 아내의 벌려진 보지 사이의 공알 위에 한 방울 떨어뜨리고, K의 딜도 에도, 윤활제를 충분히 발라 주었다. 아내가 좋아하는 살구향 윤활제, 빨아먹어도 단맛이 도는 그 윤활제를 오늘 밤, 아내는 아마 한 통은 빨아 자실 것이다.




‘헉…헉…헉….’




‘좋아? 딜도가 좋아? 내 좇이 좋아?’




‘당신 좇이 더 좋아!’




아내의 입 위로 팬티를 입은 채로, K가 좇을 누르면서 아내의 허연 가랭이를 두 팔로 양쪽으로 잡아 재끼자, 아내는 자지러 진다. 내 디카로 보이는 아내의 보지에서는 이미 물이 흘러 내려 침대 시트를 적시고 있었고, 그의 딜도는, 사정없이, 아내의 보지 사이로 춤을 추고, 나의 목젖은 침을 삼키고, 바짝바짝 말라 들어가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내가 악하고 비명을 질렀는데 보아하니, 아내의 보지와 똥꾸녕에 모두 딜도를 박아 넣은 모양 이었다. 딜도는 징징거리는 진동음을 내면서, 아내의 몸 속에 박혀 있었지만, 이내 그 근육의 수축으로 인해 밖으로 빠져 나와 버렸다. 그러나, K는 아랑곳하질 않았다. 나는 도우려는 심정으로 딜도를 치우고, 그에게 콘돔을 권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아니라며, 누워서 씩씩대는 아내의 입을 향해 상체를 일으켰다.




‘너 눈가리개는 했지만, 벌써 다 알고 있지? 내가 어떻게 할 거라는 거?’




‘응, 어서 그 좇 좀 줘봐.’




아내의 대담성, 양 팔이 묶여 있고, 눈가리개를 했을 지언정, 아내의 얼굴 쪽으로 다가간 K의 좇을 보듬듯이 쓰다듬었다. 반 무릎을 꿇고 아내의 얼굴위로 올라탄, 그의 건장한 체격, 왕짜가 복근에 권상우 처럼 새겨져 있고, 작은 팬티 쪼가리를 들쑤시며, 이미 그의 좇대는 배꼽을 향해 뻗쳐 오르고 있었다.




‘아! 너무 좋아, 여보….’




아내가 그 조그만 팬티 위로, 그의 좇을 번갈아 두 손으로 쓰다듬으며, 가랭이를 벌렸다 오무렸다, 발광을 한다. 천천히 K의 T팬티를 벗기는 아내. 숨을 거시게 몰아 쉬고 있어, 저러다가 숨이 멎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아내의 상체는 격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팬티를 내렸는데도, 그의 발기력은 대단했다. 전봇대 처럼, 하늘을 향해 서 있는, 그의 좇대가 만일 정면을 향해, 아내의 보지를 찢어 놓는다면, 더 이상 공알이 남아있지도 않을 것처럼 그의 좇대는, 스프링 같은 탄력과 강건함이 묻어나고 있었다. 아내가 고개를 번쩍 번쩍 들어가며, 그의 불알 밑부터 쓸어가며, 위로 핥아나가기 시작한다.




‘뿍쩍뿍쩍…. 쭈걱쭈걱…..’




어디서 나는 소리냐 하면, 바로 아내의 보지 사이를, 손가락으로 쑤셔대는 K의 손가락이 내는 아내의 씹물 소리였다. 내가 아내의 보지를 주의 깊게 찍고 있는 사이, 아내의 음성이 막혀 버렸다. 이미 상체를 반쯤 들어서는, 눈가리개가 되어 있는대도 불구하고 아내는 K의 좇대를 입안 가득히 물고, 생머리를 철렁 이면서 마구 빨아 재끼고 있었다. 두 사람의 좇과 씹은 이미 물인지 침인지도 모를 것들로 질척대고 있어서, 방안은 온통 찌걱대고, 쩔부덕 거리는 씹좇의 척척함만이 가득했다.




‘어서 빨리 넣어주지…..’




아내의 탄성… 나에게 하는 소리와 같았다. K는 서두름이 없이, 나에게서 콘돔을 건네 받아 자신의 좇 위에 덮어 씌운다. 큰 것을 사 왔는대도, 콘돔은 그의 좇을 3분의 2밖에 덮지를 못한다. 다리를 양쪽으로 잡아 찢듯이 벌리면서, 그가 몇 번의 미끄러짐을 뒤로 하고서, 아내의 보지에, 기어이 그 일자로 곧게 서 있는 좇을, 90도 각도로, 앞으로 기울여 박아댔다. 아내의 보지는 그의 좇이 꺼덕 대는 발기각도로 인해, 쑤셔지는 쾌감보다 공알을 등에 엎듯이 들어 올리는 그 좇의 덤벨 들기 같은, 튕김이 오히려 아내의 등짝을 활처럼 휘게 하고 있을 것이었다. 아내는 이미 울고 있었다. 엉엉 울면서, 그녀의 눈가리개 사이로, 기쁨과 쾌락에 몸부림치는, 눈물이 줄줄 흘러 내리고 있었고, 목이 쉬어갈 지경이 되고 있었지만, K의 좇박음은 멈출 줄을 몰랐다. 바로 누워서 박는 것이 성에 안찼는지, 이번에는 노끈을 느슨하게 풀어, 자신의 몸 위로 아내를 앉혔다. 뒤로 보니, 아내는 아내대로 히프를 전후좌우로 디리 흔들며, 오르가슴을 부추기고 있었고, K는 K대로 아내의 보지 깊숙이 좇을 박아 넣으려고 히프를 들썩이면서, 좇을 위로 치켜 박아 올렸다. 두 사람은 자유자재로 자세를 바꾸어 박음질을 해댔다. 아내가 제일 좋아하는 뒷치기 자세에서는, 열심히 좇을 박다가 슬며시 빼더니만, 아내의 항문을 향해 좇을 천천히 밀어 넣는 것까지 목격 되었다. 나는 안돼!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의 좇이 치미는 것을 도와 주려고, 턱으로 침대 시트에 머리를 묻고, 두 팔을 뒤로 해서, 똥꾸녕을 양쪽으로 화알짝 벌려주는, 아내의 자세 때문에, 나는 말을 막았다. 아내는 정말 끝없이 즐기고 있었던 것…




‘악악악악….. 더…더…더……’




‘척척…척.척.척…..뿍쩍뿍쩍…처얼썩… 처얼썩… 척척척척척척…….’




끝없는 파도 타기……아내의 등 위로 어프러진 K는 아내의 똥꾸녕 에서 빼낸 좇을, 닦지도 않고서, 그대로 씹 안에 박아 넣고, 마지막 펌핑 으로 좇물을 쌌다. 아내의 얼굴에 가득한 찡그림 사이로,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어 흐르고 있었지만, 입가에는 기쁜 미소가 가시질 않았다. 나는 K에게 카메라를 건넸다. 그가 사정하기 무섭게, 몸을 휘청대며 일어나더니, 좇 위에 덮어쓴 콘돔을 뺄 생각도 하질 않고, 자기가 뻥 뚫어 놓은 아내의 씹구녕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는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했다. 이미 발기 될 대로 된, 나의 좇도 만만치는 않았지만, 그와 달리 10년의 세월에서, 조금은 한 풀이 꺾임을 발견한다. 내가 욕실에서 나오려는데, 아내가 욕실로 들어왔다. 2부를 위한 아내의 준비…. 색혼식은 나의 욕구를 해결하는 것도 관건이지만, 아내의 쾌락을 해방구로 인도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기에, 서로가 서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가는 나를 보며, 아내가 계면쩍은 듯이 웃으며, 안겨온다. 아내의 입에서 물씬 풍기는 좇물 냄새….




‘여보 사랑해… K의 좇 쫌, 또 빨아줬어. 당신이 목욕하는 동안 갸가 내 목구녕에 또 한번 쌌지 뭐야. 내가 막 핥아 주니까 또 뭉글뭉글 좇물을 토해 놓는 거 있지? 빨리 나갈게. 준비하고 있어… 사랑해!’




그러나, 정말 이상했던 것은 나의 마음속에 이미 질투, 소유, 집착 이런 단어가 사라졌다는 점이었다. 다른 남자가 아내의 온 몸을 갈기갈기 찢어 놓고, 짓뭉개 놓았는데도, 아내가 나를 향해 사랑한다고 하는 그 말 속에서, 진짜 가슴 뿌듯한, 나만의 사랑을 쟁취했다는 느낌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지경이었다. 내가 나가니, K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나와 아내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침대에 누워서, K에게 물었다.




‘어땠어?’




‘지상 최고의 섹스 였습니다. 제 아내 보다 4살이나 많으신데, 어떻게 그렇게 하얀 엉덩이에, 멋진 몸매를 소유하고 계신지… 정말 선생님은 복 받은 분이 틀림 없는 거 같습니다. 존경해 마지 않습니다.’




가슴 뿌듯함… 거짓말 이라도, 나는 그런 마누라와 백년해로하고 있다는 완벽한 귀착감은 나를 안심시키고 있는 듯 했다. 아내가 침대로 달려 들어왔다. 이번에는 검은 에로틱 웨어로 갈아 입은 아내. 완전히 창녀 같다고, 평소에 지분거리던 그 모습이었다. 침대에 기대어 좇을 쓰다듬고 앉아 있는, 나의 몸 위로 엎드려, 좇을 빨고 있는데, 아내가 팔을 뒤로 뻗어 K를 부른다.




‘K. 3부도 마저 하자, 어서….’




이미 K는 발기가 다시 이루어져, 아내의 뒤에 다가서면서 그 뜨끈한 좇대를 아내의 항문 근처로 가까이 들이대자, 나의 좇을 빨고 있는, 아내의 목젖이 욱 하며 흔들렸다.




‘자기야, 괜찮지? 우리의 색혼식, 정말 끝내줘….’




내가 좇을 털털 대면서 아내의 목구녕을 향해 허리를 놀려대자, K도 뒤를 향해, 쩍 하니 벌려진 아내의 보지를, 수박 쪼개듯이 난짝 벌려 재끼면서, 그 커다란 좇대를, 콘돔도 없이 푹푹 박아 넣었다. 내 좇을 물고 있는 아내의 입안에서, 억억 하는 신음이 쏟아져 나오고, 그걸 보고 있다가, 나도 K처럼 아내의 입안에 좇물을 토해 놓았지만, 나만 발광을 떨었을 뿐, 아내는 내 좇이 축 늘어지기 무섭게, 입안에서 좇을 빼지도 않고서, 다시 빨아 세워, 입안에서 꺼덕대게 해 주었다. 입 주위로는 허연 마요네즈 같이, 왕복으로 인해 꾸득꾸득 해진 나의 좇물이, 연고처럼 입 주위로 흘러 나오고 있었지만, 아내는 계속해서 웃으면서,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었고, K는 이미 아내의 보지며, 똥꾸녕 이며, 할 것 없이, 피까지 비치도록 찢어놓고, 박아 넣고, 빨아대고 생 개지랄을 다 떨고 있었다.




‘여보, K랑 내 보지에 다 넣어줘.’




내가 다시 콘돔을 건네고, K가 침대에 누웠다. 내가 뒤로 돌아가는 사이, 아내는 끙 하는 신음과 함께, 그의 좇 위를 타고 앉았다. 아내의 보지를 뒤에서 보니, 찢어질 것 같다. 핏줄이 툭툭 불거진 K의 좇을, 3분의 2밖에 감싸지 못하는 콘돔 때문인지, 깊이 좇이 박힐 때면, 아예 콘돔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내가 엉거주춤한 자세로, 아내의 뒤로 좇을 들이밀었다. 도저히 들어갈 것 같지 않은 아내의 꽉 낀 보지…그래도 공간이 있었다.




‘여보, 여보… 어서 박아 줘…같이 ..어서… 그렇게.. 으으으으으윽……’




내 좇이 서서히 아내의 보지에 K의 좇과 더불어 같이 박혀 지고 있었다. 아마도 아내의 보지 속은 모르긴 몰라도, 찢어지고 있을 것이다. 나나 K나 움직일 경황도, 구석도 없는 가운데, 열락의 구렁텅이로 빠져드는 것은 아내였다. 다시 울기 시작하면서, 경련하는 아내의 히프…. 아픈 주사가 아내의 허연 엉덩이를 꿰뚫듯이, 아내의 히프 사이로 박힌 두 남정네의 좇 사이에서 심하게 경련하면서, 쾌락이 쥐가 나고 있었다.




‘어흐흑…어흐흑…억억…..’




나와 K가 그 와중에 번갈아 가면서, 아내의 보지 안으로 좇을 왕복시켰고, 콘돔을 끼기는 했어도, 그 미끈한 살갗의 유동체가, 나의 좇을 문대는 느낌은, 가히 형용키 어려웠다. 그렇게 세 사람은 시간의 잔영 속에서 기억을 놓아 버렸다. 침대에 널브러진 세 사람은 숨쉬기도 어려울 만큼, 헐떡이는 가슴과 땀으로 얼룩진 육신, 지천으로 내 깔긴, 육체의 생수로 말미암아, 거동할 힘조차, 모두 잃고 있었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캠의 녹화 테잎은 이미 정지된 지 오래고, 디카는 어느 구섞에 굴러다니고 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




‘두분 모두 행복하십시오. 제가 색혼식을 올릴 때 두 분을 초대 하겠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남자를 워낙 좋아하는, 제 아내가 선생님께 좋은 기억이 될 듯 싶습니다. 정말 부럽네요. 이렇게 두 분의 족적이 가슴에 크게 남을 줄은 몰랐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아침 늦게가 되어서, 깨어난 침대의 머리맡에 놓인 K의 메모였다. 자신의 핸폰과 주소, 실명, 직업 등을 소상히 적어 놓은 그는, 아마도 반드시 그의 색혼식에 우리를 초대할 생각이 분명했다. 나의 품에 안기어 잠들어 있는 아내…그 모습에서, 나는 다른 남자의 좇에 까 뒤집혀 발광하는 모습은 기억에 없고, 이제야 온전히 나의 것이 되었다는, 묘한 소유감이 감돌고 있어서, 이상하기만 했다. 더더욱 이상한 것은 단지 남들이 입방아 찌어대는 삼섬을 했을 뿐인데, 가슴속 깊이 넘쳐나는 이 사랑의 아스라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난감할 따름 이었다. 눈을 찌그려 가며, 깨어나는 아내가, 젖을 덜렁거리며, 나를 내려다보며 하는 그 첫마디…




‘사랑해 여보! 당신과 이제사 온전한 부부가 된 것 같아. 사랑하고 있다구….’




나의 품을 파고드는 아내의 말이 나는 진실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는 것에 놀라고 있다고 해야 옳았다. 사랑, 그 의미에 대하여 색혼식은 다른 정의를 내린 것이 분명하지만, 나는 다음 10년을 기다리며, 변화되어갈 아내의 모습 때문에 기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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